21세기 생존전략
노브랜드 슈톨렌은 정식 슈톨렌과 어떻게 다를까? 본문
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.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올해는 참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. 평소에도 시간이 빨리 간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벌써 크리스마스라니말이다.
슈톨렌은 작년 겨울에 처음 먹어본 빵이었다. 처음 먹었을 때는 안에 든 건과일과 견과류가 많이 씹히고 부드러운 것과는 먼 식감을 느꼈었다. 그럼에도 맛있어서 열심히 먹었던 기억이 있다.
올해는 슈톨렌을 구매했다. 경산에 있는 블랑제리라팡이라는 빵집에서 말이다.

짜잔-! 예쁜 상자에 온 슈톨렌이다. 슈톨렌이 내 손 안에 들어오기 전까지 엄청난 흥분과 기대와 설렘에 계속 배송 확인을 했었다.


이렇게 예쁜 상자에 들어있으니 '우와 고급져!' 하며 엄청난 흥분과 함께 사진을 계속 찍었었다.
슈톨렌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한 조각씩 먹는 독일빵이라고 한다. 나에겐 생소한 빵이었다.
마지팬이 있어야 진짜 슈톨렌이라는데 그래서 마지팬이 뭐야? 라고 생각해 열심히 찾아봤다.

저기 보이는 동그란 게 마지팬이다.
설탕과 아몬드를 갈아 섞어서 만든 녀석이라는데 달고 맛있다. 너무 막 단 걸 싫어하는 편인데 저 마지팬은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. 식감이 매우 부드럽다.

건과일을 럼주나 와인에 1년 이상 절여놓았기 때문에 씁쓸한 향이 입에 싹 퍼진다. 빵은 부드러운 스펀지빵이 아니라 단단하고 밀도가 높다.
선물용으로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었는데 다들 맛있다면서 한 조각, 한 조각 더 잘라 먹다보니 남은 양이 거의 없다.
더 먹고 싶은데...라고 생각한 그때!


자주 애용하는 노브랜드에서도 슈톨렌을 팔고 있었다. 스톨른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. 하긴 외국어인데 비슷하게 불리기만 하면 다 맞는 말이지.
노브랜드 녀석들 전부터 생각한 건데 장사 참 잘한다. 아무튼 노브랜드에서 슈톨렌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비교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빠져버렸다.
일단 성분을 보면 장기간 보관을 위해서인지 뭐가 참 많이 들어있다.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. 그래서 요즘은 디저트를 마트보단 비싼 돈을 주더라도 빵집이나 디저트가게에서 직접 사 먹는 걸 선호하고 있다.


두구두구 자르는 중!

짜잔! 단면은 이렇다.
가장 큰 차이라면 마지팬이 없고 건과일은 건포도 뿐. 대신 오렌지 껍질과 레몬 껍질이 들어있다. 껍질 향이 얼마나 날까 싶어서 껍질만 먹었더니 향이 확 난다. 그렇지만 빵과 같이 먹으니 새콤한 느낌만 있고 향이 많이 풍기진 않았다.
럼주에 1년 이상을 숙성하거나 그러지 않았기에 씁쓰름한 향이나 깊은 풍미를 표현하진 못했음에도 꽤 그럴듯하다.
빵 표면이 거칠긴 하지만 단단한 식감도 잘 살렸고 달긴 하지만 어느정도의 풍미도 난다. 생각보다는 맛있어서 놀랐다.
슈톨렌 저렴이 버전이랄까?


다른 날에 둘 다 잘라서 보니 내용물에서 확 차이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.
마지팬과 함께 먹는 재미가 없어도 생각보다 그럴듯한 노브랜드 슈톨렌과 그냥 맛있어서 손을 멈출 수 없는 빵집 슈톨렌.
6,980원 vs 25,000원!
일단 나는 내년에도 빵집 슈톨렌을 사 먹을 예정이다.